티스토리 뷰

728x90

5.18은 1980년 광주에서 한 번 일어난 사건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기억하고 기념함으로써

그것을 그때의 일회성에서 해방시켜

지금의 일로 만들고 또 앞으로의 일로 만든다. (……)

일회적 사건이 보편성을 얻을 때, 사건은 역사가 된다.

김상봉, 철학자

좁게는 지난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광주와 전라남도 곳곳에서 펼쳐진 열흘간의 시민 항쟁, 넓게는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학살 책임자를 처벌하고 그 의로운 정신을 이어 가려는 여러 노력까지를 아울러 5.18 민주화 운동이라고 부른다.

223p

주 독자를 청소년을 위해 쓴 5.18 민주화 운동 책이다. 1980년이면 내가 태어나기 전에 일어났던 사건으로 이 사건이 없었다면 지금의 민주주의가 이루어졌을까? 물론 5.18 사건 주동자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못했지만 친일파들은 전혀 벌받지 않은 것과 비교한다면 그래도 조금의 발전은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5.18 민주화 운동에 중심에 있던 광주 시민들이 가장 두려웠던 건 고립이었다. 그땐 스마트폰이 없었던 시기라 전화와 방송을 장악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외로운 싸움을 해갔다. 실제로 5.18 민주화 운동에 관련한 영화를 엄마와 함께 보았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었다고 그랬다. 깜짝 놀라셨다. 영화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진 않았을 텐데 어쩜 광주 밖의 국민들은 하나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시간 순으로 이해하기 쉽게 서술해놓았고 중간중간에 세계 속에서 볼 수 있는 광주 민주화 운동과 비슷한 사건들을 끼워놓았다. 전 세계에서 민주화를 위한 목숨을 건 운동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예전 박정희가 먹고사는 게 우선이지 민주주의가 뭐가 중요하냐고 말한 적이 있다는데 그건 정말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발언이 아닐까? 짐승들이야 먹을 거나 잘 주고 배부르게 만들어주면 그만이지만 우리는 인간이지 않은가.

 

1996년 8월 26일 국민의 손으로 두 전직 대통령을 법정에 세웠다. 물론 다음 해 특별 사면을 받았지만 의미는 있었다.

5.18 어머니가 4.16 어머니를 위로하는 '아픔의 연대'는 정말 가슴이 아팠다. 겪어본 사람만이 아는 그 감정. 아픔의 연대를 위해서도 진상 규명과 진심 어린 사과가 중요하다. 아직까지 누가 총을 발포하라고 명령했는지에 대해 밝혀지지 않았지만.

우리 시민들이 항상 깨인 눈으로 권력을 감시해야만 민주주의를 온전히 누릴 수 있다.

226p

많은 국민들의 목숨을 빼앗기면서 만들어 낸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를 온전히 누리려면 우리가 잠시 대리인 역할을 맡겨 놓은 정치인들을 잘 감시해야 한다. 그들이 권력을 자신을 위한 이익으로 사용하지 않고 진실로 국민들을 위해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국민들은 의무를 다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의무가 투표다. 여전히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두고 폭동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믿는 건지 그렇게 믿고 싶은 건지 모르겠지만 모르면 배워야 한다. 무지도 죄다. 그런 믿음이, 그런 믿음이 입 밖으로 내뱉어 5.18 피해자들에게 가닿는다면 그것은 말이 칼이 되어 가슴에 처박힌다. 청소년을 겨냥하여 편찬한 책이라 쉬이 읽힌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