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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후기

폐쇄 병동으로의 휴가

free-and-easy 2019. 3. 1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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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5살의 대한민국 여성인 김현경 작가의 폐쇄 병동에서의 경험을 책으로 엮어냈다. 이 전 작품은 우울증에 관한 수기를 묶어 책을 펴냈다. 자신의 이야기다. 알코올 중독으로 술 먹으면 죽고 싶은 생각이 끊이질 않아 의원을 방문했다가 스스로 폐쇄병동에 입원하게 된 이야기. 우울증에 관한 책을 내면서 사람들이 우울증에 대해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여전히 정신병원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시선이 많아 몸이 아픈 건 잘 이야기하지만 마음이 아픈 건 잘 이야기하지 못한다. 그래도 우울증으로 약 타먹어 라고 말하는 사람은 늘었지라도 정신 병원에 입원했었어, 혹은 폐쇄 병동에 입원했었어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고 한다. 작가는 좀 쉬고 싶은 마음도 있어 스스로 폐쇄 병동으로의 입원을 결정했고 결정적으로 잘 때 자려고 노력할 수 있었고 강제지만 멀쩡한 정신으로 낮에 깨어있을 수 있었다. 만 25살이면 젊은 나이다. 젊은 나이의 그녀가 알코올 중독으로 입원까지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궁금했다. 딱 한 가지만 꼽아서 이유를 댈 수나 있을까, 지금 이 세상에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이유지.

뉴스를 보고 있자면 저 미친 세상에서 어떻게 맨 정신으로 살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가끔은 자신 안에 갇히고 자주 울고 난 얼굴이 되고 혼자 노래해도 괜찮은 이곳이, 되려 정상 같기도 하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세상에 의해 가두어진 것보다는 세상으로부터 피난이나 휴가를 왔다는 생각이 든다.

머리가 복잡하거나 마음이 안 좋거나 울 것 같을 때, 화가 나거나 갑자기 가슴이 뛰거나 답답할 때가 거의 매일 있었다. 그때마다 침대에 가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눈을 감고 다른 생각을 했다.  

폐쇄 병동에 입원한 사람이라고 하면 흔히 말하는 '미친사람'들만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예전 정신간호학 실습 때 폐쇄병동에 가봤지만 그들도 평범한 사람이었고 물론 병증이 심한 사람은 한눈에 딱 봐도 달라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작가의 말처럼 그들도 미친 세상에서 잠시 휴식을 떠나기 위해 입원한 것은 아닐까. 그녀는 결국 너무 지루해서 10일 만에 퇴원을 했지만. 그래도 광치료도 하고 낮에 깨어있고 하니 아직까진 괜찮은 일상을 지낸다고 한다. 나쁜 건 아니지만 남들은 숨기고 싶어하는 자신의 아픔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펼쳐내어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작가가 대단하다. 작가가 궁금해서 인스타그램에도 들어가 보았다. (@vanessahkim) 그녀의 일상이 궁금해졌다. 그녀의 팬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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