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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에서 대상에 대한 정확한 독해란, 정보의 축척 따위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실감했다. 중요한 것은 변화의 완수였다.

p27, <체스의 모든 것>

사회 위계질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꽉 막히고 융통성이 없어 선배와 교수랑 자주 부딪히는 노아선배는 고집이 있는 국화와 자주 부딪혔다. 체스 룰을 가지고 둘이는 자주 부딪혔는데 매번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였다. '나'는 그 둘 사이에서 어떤 매개체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노아선배는 아내랑 이혼 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고 '이기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국화도 학원이 망하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나'는 둘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 둘은 다시 만나서 체스를 둔다.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안 소설은 독자들이 흔히 생각하는 해피엔딩이 없다. 어딘가 찝찝하고 찝찝한...

마치 동면을 지속해야 겨우 살아남을 수 있던 시절은 다 잊은 봄날의 곰처럼, 아니면 우리가 완전히 차지할 수 있는 것이란 오직 상실뿐이라는 것을 일찍이 알아버린 세상의 흔한 아이들처럼.

p93, <오직 한 사람의 차지>

'나'는 출판사를 차렸다. 망했다. 장인의 돈을 빌려서 차렸다. 아내는 화를 냈다. 내가 말아먹은 돈은 닭 6500마리를 죽여야 쥘 수 있는 돈이라고. 책을 교환받고 싶다는 독자를 만나기 위해 장인의 가게 냉동고에 보관해놓은 책을 일부로 찾아 카페에 나갔는데 환불을 해달라고 한다. 약간의 실랑이를 하고는 결국 독자가 알아서 처분해달라는 본인의 책을 받아들고서 기분이 상해 들어간 해장국집에서 함께 해장국을 먹게 된다. 자기가 스웨덴 사람이고 한국에서 스웨덴어와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한 '낸내'와 만나게 된다. 바람은 아니지만 당당할 수는 없는 그런 사이? 한국에 사는 최지은이라는 여성이란 걸 알게 된다. 그러고 끝. 장인에게 맡긴 책은 환기를 안시켜서 결국 폐지로 팔지도 못하고 다 태워버렸다는 슬픈 이야기....

<오직 한 사람의 차지>는 신간이었을 때 교보문고에서 읽다가 다 못 읽은 게 생각이 나서 다시 읽기 시작했는데 오 신기해. 다시 읽으니 그때 읽은 게 기억이 나네.

소설들은 전체적으로 우중충한 분위기를 내뿜는다. 현대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인스타그램의 화려한 삶을 사는 현경은 가난한 첫사랑 류를 잊지 못했다.

<사장은 모자를 쓰고 온다>에서는 카페의 나이 든 여 사장이 잘생기고 가난하고 음침한 분위기를 풍기는 은수를 짝사랑한다. '나'는 사장에게 은수에 대해 알려주며 보답을 받곤 했는데 연극을 연기하기 위해 은수의 부탁대로 사장은 모자를 벗었고 사랑을 연기했고 그러고 여행을 떠난다. 땅이 얼면 자기 집이 너무 언덕에 위치해 있어서 밧줄을 잡고 올라간다는 은수의 말을 확인하기 위해 '나'는 은수를 몰래 따라가지만 거짓이었다. '나'나 여사장이나 모두 속아 넘어간 느낌?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붙드는 일, 삶에서 우리가 마음이 상해가며 할 일은 오직 그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어떤 마음의 열도가 사그라든 후 우리를 휩싸는 알싸한 공기와 무미건조하던 일상을 채우는 풍부한 감정의 서라운드

>>딱 이 느낌. 어쩜 감정을 그리 잘 표현하는지... 그걸 읽고 느낀 감정도 제대로 표현 못하겠는데 책을 읽으며 배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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