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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으로 살고 싶고 사실 긍정적으로 살고 있다. 이런 내가 어른들은 대책 없어 보이긴 하다 보다. 헬조선이라는 곳에 돈도 빽도 없는데 아들을 셋이나 낳아놨으니 먼저 살아본 어른들은 걱정이 되시나 보다. 걱정을 달고 사는 내가 걱정 따위는 한동안 안 쓴 컴퓨터 위에 쌓인 먼지 따위로 치부하여 털털 털어내버릴 수 있었던 건 책의 힘이 크다. 책을 읽을수록 헬조선이지만 세상은 아름다우며 내가 할 일이 어딘가에 꼭 있을 것 같다는 거대한 책임감마저 생긴다. 책이 있기에 지름의 기쁨도 느끼고 있다. 대부분 단 돈 2만 원도 안 하는 가격으로 작가의 지식을 살 수 있다니. 가성비 최고가 바로 책이다.

내 아이의 질문이 지금은 귀찮고 쓸데없는 것으로 느껴질 때도 있지만 만약 질문이 사라진다면 그 풍경은 상상조차 하기 싫다. 서로 말없이 핸드폰만 들여다보는 그림이 그려지려나. 그때가 되면 삶이 지금보다 몇 배는 재미 없어질 것 같다.

다 먹은 과자 박스, 구겨진 색종이, 찢다 남은 종이 등 첫째는 대부분의 모든 물건을 엄마 선물이라고 준다. 처음에 고마워하면서 책상에 보관해두었지만 이내 책상은 내가 보기엔 쓰레기장을 방불케한다. 그 뒤 고맙지만 그것은 물건이 포장되어 있던 종이이니 마음만 받고 쓰레기통에 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할 때 실망하던 아이의 표정은 잊을 수가 없다. 아, 이 문제는 정말 매일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돌려 말할까 고민한다. 내 눈엔 그것이 쓰레기에 불과할지라도 아이의 눈엔 엄마에게 선물하고 싶을 정도로 예뻐 보이는 건 아닐까.

임신 출산의 반복으로 내 인생 최고치의 몸무게를 찍는 요즘, 예전에 입었던 바지는 당연히 안 들어가고 입었던 상의는 팔이 잔뜩 끼어서 마치 근육 다 빠진 운동선수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엉덩이가 커져서 좋고, 팔 살이 흔들리는 게 재미있어서 좋고, 얼굴살이 올라 조금 어려 보이는 게 좋은 나는 내 예쁜 맛에 사는 사람이다.

동생이 둘이나 생긴 큰 아이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을 전한다.

미안해 말해야지라고 사과를 강요하기도 하고 네가 그거에 둔 게 잘못이지라고 사과를 지저분하게 하기도 했다. 사과는 툭 던지는 게 아니라 '건네는' 것. 마음을 다해 사과를 건네고 그 마음이 닿기를 기다리는 것. 나부터 실천해야겠다.

요즘 번개 파워에 빠진 두 아들놈 생각에 피식 웃음이.

어른들 기준에서 나는 보통의 삶에도 못 미칠 것이다. 변변한 직장도 없고 집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며 더군다나 아들만 셋. 불쌍하거나 무식하게 여기지 않으면 다행이랄까. 그렇지만 엄마가 최고고 엄마는 모르는 것이 없다고 치켜세워주는 나의 어린왕자들이 있다. 어른의 눈에, 사회적 시선으로는 내가 보통도 안될지 몰라도 우리 집에서는 내가 최고니까 평균으로 치자면 보통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 보통을 살아가는 법이란 거창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욕심부리지 말고 보통으로 살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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