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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날것을 그대로 표현하는 꾸밈없는 에세이다. 내가 글을 쓴다면 이렇게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안대근작가는 이 책으로 처음 만났다. 그는 자신이 쓴 시를 직접 팔러 다녔다고 한다. 글을 쓰는 사람들의 삶의 단면을 잠시 엿본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가 말했다. 가난했던 시절을 계속해서 말하는 이유는 그것이 더 이상 트라우마나 상처가 아니라고 표현하는 거라고. 가난했기 때문에 어린 시절에 외롭고 힘들었지만 이겨냈기에 성인이 된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가난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 여전히 화가 나면서 미운 마음이 든다.


내 엄마가 착하고 순수해서 좋지만 이 썩은 세상에서 당하고만 사는 엄마를 보면 화가 나고 어쩌면 피해자의 위치에 서 있는 엄마가 밉기까지 하다. 지는 것이 이기는 거라고 말하지만 져서, 이겼다. 근데 기분 더러워. 그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젊은 시절 고생하며 자식들을 키워내고, 그 시절에 갇혀 사는 듯한 모습을 보고 있자면 울화가 치밀어오를 떄가 있다. 그렇다고 자식인 내가 성공해서 번듯하게 살게 해드리고 싶지만 또 그럴 능력이 없단 걸 느낄 때면 내 자신에게까지 화살은 날아온다. 엄마와 내가 가장 만만하고 편하기 때문에 화살을 돌리기 쉬운 거다.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을 동경하면서도 인연을 오랫동안 이어가지 못하는 작가는 나와 모습이 비슷하다. 여유가 있으면 웃음은 따라온다. 나와 빈부격차가 나는 사람과의 만남은 당시에는 짜릿하지만 헤어지고 나면 나를 괴롭게 만든다. 아주 쎼고 달콤한 술을 마신 다음날 숙취때문에 괴로워하는 것과 비슷하달까. 하지만 작가가 빈부격차로 인해 놓치고 싶은 사람을 놓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가난한 사람은 뭐 좀 가진 사람 만나면 안되는가. 이미 세상은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하고 가진 사람은 더 가지게 되는 구조로 변해버렸는데.
어쩌면 자신의 결점처럼 보일 수 있는 솔직한 이야기들과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어머니에 대한 양가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냄으로써 이 글은 내게 호수의 작은 돌맹이가 오랫동안 파동을 일으키는 것처럼 가슴속에 잔잔한 울림을 주었다. 제목 <보고 싶은 사람들 모두 보고 살았으면>처럼 살면 좋겠다.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아질수록 점점 더 소심해지지만 좋아하는 것을 온 마음을 다해 더 좋아하고, 보고 싶은 사람은 더 적극적으로 보려고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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