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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6권의 책을 낸 베테랑 작가다. 긴 여행을 떠나 그 나라 사람들이 삶에 녹아들며 또 다른 일상에 빠져드는 삶이란,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는 느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혼자 여행하면 나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다.

혼자 여행하는 걸 좋아하는 나인데 공감이 갔다. 여행은 혼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1인으로써 혼자 떠나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나는 내 편한 대로 걷고 내 맘에 드는 곳에서 멈춰 서고 싶다. 돌아다니는 삶이 내게 필요한 삶이다. 화창한 날씨에 아름다운 고장에서 서두르지 않고 맨발로 길을 나서서 한참 가다가 마침내 기분 좋은 것을 얻게 되는 것, 이것이 바로 모든 삶의 방식들 중에서 내 취향에 가장 맞는 것이다.

철학자 루소의 생각이라고 한다. 내 마음대로 여행할 수 있는 것 그것이 혼자 여행의 매력이다. 프랑스 여행 갔을 때 피곤하고 다리 아파서 숙소에서 하루 종일 있다가 저녁에 에펠탑 야경만 보러 나간 적도 있다. 다들 루브르 박물관에 갈 때, 미술 공부를 하고 다시 오겠다고 스스로 생각하며 가지 않았다. 다 혼자 여행하니까 가능했던 일. 그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파리의 겨울빛은 화사한 봄빛보다, 따사로운 가을볕보다 달다.

 낭만의 도시 파리라고들 하는데, 내게 파리는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혼자 에펠탑 야경을 보러 간 까닭이었을까. 치안이 좋지 않고 무서웠던 기억이 남는다. 대부분 파리를 좋게 보는 시선을 보면 신기하다.

마음에 새겨진 기억들은 옅어지는 법이 없다.

 한때는 사진이 남는 거라며 열심히 셔터질을 했지만, 이젠 마음에 담기 위해 노력한다. 사진을 열심히 찍는 행위에서 나는 앵글을 통해 보기 때문에 감동이 덜한 느낌을 받았다. 여전히 사진 찍는 걸 좋아하지만 사진은 적당히(완전히 포기하진 못했다), 대신 마음에 오래 새기는 연습을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한 만큼 에피소드도 다양하다. 빈대에 물린 거라던가 사막 한가운데서 볼일 본 일, 인도에서 바닥에 볼일 본 일, 호이안에서 막 달려오는 오토바이 틈에서 목숨 걸고(?) 건너야 했던 에피소드까지. 겪어보지 못한 일들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게 책의 매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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