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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된 내용들이 다 암울하고 안타까운 소설들을 모아놓은 소설집이다.
기억에 남는 건 세월호 참사 유가족 소설이다. 아비의 삶과 이후의 삶으로 나뉜 남은 생들. 어이없는 사고로 딸아이를 잃고 가정은 무너져내린다. 아내마저 세상을 떠나고 살아는 있으니 열심히 살다 문득.. 딸아이의 소원이던 북극에 가서 오로라를 보기로 결심한다. 처음 알게 된 북극선 아래 첫 마을인 시오라팔룩. 검색엔진에 검색해보니 실제로 있는 마을이다. 시간이 흘러 늙어버린 남자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시오라팔룩에 도착하게 된다. 현지인에게 부탁하여 좀 더 북극으로 가서 오로라를 기다리며 내일을 기대한다. 북극에 가기 전 이전의 삶은 어쩔수 없이 살아진 삶이었다면 이젠 사는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복한 가정에 살며 성적도 좋은 집안에서 모범생인 소녀가 일탈을 위해 늙은 남자 '윤'과 비적절한 관계 끝에 임신까지 하게 된다. '윤'이 떠난 후 '윤'의 딸인 치아를 알아내게 되고 치아와의 만남으로 욕망을 분출하고 싶지만 잘 되지 않는다. 아이를 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렇게나 행동하는 소녀.. 태아의 관점에서 서술된 소설은 참신하다. '농축된 소녀'로 소녀의 자궁 속에 살고 있지만 항상 고립되고 외로운 태아. 몸이 찢기는 고통을 느끼며 낙태를 당하는 동안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 태아다. 자신의 몸에 자리 잡고 있던 아이를 낙태하는 내용 이후 소녀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나 생각했지만 소녀의 몸에서 헤어진 태아도 함께 걷고 있다고 나온다. 그건 소녀의 삶은 여전히 그대로일 거란 암시일까. 집안의 돈이 많다거나 공부를 잘한다는 표면적인 증거로 한 아이의 행복을 평가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이 소녀가 욕망에 취해 삐뚤어지는 동안 부모는 어찌 아무것도 모를 수가 있는 건지...

말만 번드르르하지만 결국은 사채업자로 살아가는 한이 자신이 좇던 채무자가 부모, 아내, 아이 들과 함께 동반자살을 시도했던 뉴스를 보고 충격에 빠진다. 어쩔 수 없다는 허울 좋은 포장 아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칼 쓰지 않고 죽여왔던가. 그렇게 자신은 아파트 평수를 늘리고 좋은 차를 사고... 씁쓸한 현실이 안타까웠던 소설...

독서하는 과정에 느꼈던 이물감은 보통 소설에 사용하지 않는 2인칭을 작가가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실에서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과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에 대한 내용들을 담은 소설이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과 상처를 마주해야 하며 이기적이고 뻔뻔한 인간들과 대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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