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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 대하여 - 김혜진

free-and-easy 2018. 2. 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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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 딸과 부딪히는 엄마가 주인공인 소설이다. 교사를 하다 아이를 제 손으로 키우고 싶어 그만둔 후 다시 복직하여 하는 일은 보통 사회 밑바닥이라고 불리는 일들. 결국 그 종착점은 요양병원에서 보호사로 일을 한다. 젠이라는 젊을 적 결혼도 하지 않고 한국인 입양아들을 위해 열심히 일했던 할머니는 가족도 하나 없이 병원에 입원해있다. 가족이 아니면 어떤 결정도 할 수 없다. 가족이 아니니 돌봐줄 사람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엄마는 가족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결혼하지 않고 동성애인과 함께 사는 딸이 답답해 미칠 것 같다. 보따리강사로 근근히 먹고 사는 딸, 그마저도 부당하게 짤린 동성애자 동료 강사일에 뛰어들며 생계가 끊기게 된다. 애인과 함께 엄마 집에서 함께 살면서 부딪히는 문제들...

만약 내 아이가 동성을 좋아한다고 하면 어떨까? 가장 신경 쓰이는 건 한국에서의 시선들.... 예전에 남편과 잠시 이야기 나눈 적 있지만 아이를 존중해주되 다른 나라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줘야겠다고 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의지대로 되는 것이 아닌데 왜 꼭 이성과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살아야 '행복한'가정이라고 생각할까?
결혼하지않고 혹은 같은 동성과 살면서 더 행복한 사람들도 많은데.

이 나라에서 여자에게 부여되는 짐들이 너무 가혹한데 결혼을 하라고 하고 아이를 낳으라고 하는 사람들이 무책임하다고 생각된다. 요양병원에서 환자를 대하는 태도, 젠 할머니가 치매끼로 더 이상 돈벌이가 되지 않자 시골의 막장 요양원으로 마음대로 보내버리는 병원.. 세상에 썩을놈들 많은거야 하도 뉴스에 뜨니까 놀랍지도 않으면서도 책을 읽는 내내 현실을 마주하니 불편할 뿐...

부모가 되어보니 부모 마음은 알겠다만... 자기가 희생해서 키운 딸이 행복하지 않은 길로 가려는 걸 보니 마음이 답답하고 아프겠지. 하지만 희생했다고 말하는 것이 잘못 된 게.. 아이가 그렇게 해달라고 한 게 아니라 자신이 선택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나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지만... 결국 내 선택이다. 이 엄마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너무 많이 의식한다... 딸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다른 사람이 서른을 훌쩍 넘긴 다 큰 딸이 결혼도 하지 않고 여자와 사는 걸 들키기라도 한다면 무슨 큰 일이 나는 것 처럼...
이 책에선 엄마와 딸... 모두 괴롭다. 왜 이 엄마는 자기가 그렇게 사랑한다는 딸을 괴롭게 만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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