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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반납할 지언정 꿈은 절대 반납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집을 나선다는 말이 참 멋있게 다가왔다. 아직 나는 내 꿈을 찾지 못했는데 자신의 꿈을 위해 사람을 끊고 가난을 자처하며 살아가는 작가를 보면서 그만한 가치를 가진 자신의 소중한 꿈을 위해 달리는 모습을 응원해주고 싶다.
유독 엄마의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가난했던 시절, 아이 셋을 키우며 악착같이 살았던 어머니. 아이가 잠들면 일하러 나가 밤새 주점 주방에서 과일을 깍고 집에 돌아와 마치 개운하게 자고 일어난 척 아이들을 등교 시키고 잠시 눈을 붙인 다음에 또 아이들을 맞이했던 어머니. 그 희생에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 어머니만이 할 수 있는 하루하루의 일과들. 그랬던 어머니인데 어머니 집에 불이 났을 때 자신은 술을 먹고 있었다며 괴로워한다. 작은 집에 어머니만 혼자 둔 것이 죄송스러워서, 어머니가 죽을 뻔 했는데 신나게 술을 마신 자신이 미워서. 괜찮은데 괜히 전화해서 걱정하게 만들었다며 미안해 하는 어머니. 그 둘의 마음이 다 알 것 같아서 읽으면서 마음 한켠이 시큰했다. 책 제목 <눈물이 마르는 시간>의 의미를 알 것 같다. 책이 슬프다. 작가도 아프다. 사랑받고 인정받지 못한 어린 시절, 불행한 결혼생활, 폭력으로 끝난 결혼, 이후 트라우마. 산 속에 들어가 혼자 사는 삶을 택한 그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이유를 찾고 살아간다.
글을 쓴 지 20년 만에 상을 받았지만 굽신거리며 추천서를 받지도 않았고 돈이 없어 회원도 되지 못했다. 더디지만 그녀는 자신의 책을 한 권씩 내고 있는 중이다. 독자가 대형출판사의 화려한 호객행위를 뒤로하고 좋은 책을 발굴하기위해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녀의 글들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글을 많이 읽고, 쓴 태가 났다고 감히 말해도 될까.
은유로 점철된 시보다 솔직한 수필이 좋다는 작가다. 사람들은 어려운 걸 높게 산다. 수필은 아무나 쓸 수 있다고 말하며 깍아내리지만, 과연? 음. 글은 아무나 쓰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내면을 다른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가며 글을 써 보인다는 것이 과연 쉬운 일일까. 그렇다면 모든 사람의 일기장들이 다 책으로 나오겠지.
시골에서 나누어 사는 삶, 동물과 함께 공생하며 사는 삶, 작은 생명 하나도 쉬이 여기지 않으며 매사 감사하며 사는 삶, 도시의 편리함을 뒤로하고 불편함을 무릅쓰고 산으로 들어가 살면서 그녀는 많이 치유되었다고 한다. 아이들도 매번 같은 콘크리트 건물 속에서만 왔다갔다해서 아프다는데 과연 자연이 최고의 치료약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녀가 그만 아팠으면 좋겠다. 아니 조금만 아팠으면 좋겠다. 늦었지만 그녀의 꿈이 조금씩 이루어지기 시작했으니 힘내자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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