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아킬레우스의 노래 - 매들린 밀러/스포있음
트로이 전쟁에 대한 내용이다. 일단 기본적인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초반 진입이 좀 힘들었다. 아킬레우스와 파트로클로스의 우정과 사랑이 주된 내용이다. 파트로클로스는 아버지의 '왕자'자격에 미치지 못했고 한 남자를 살인을 하게 되어 프티아로 쫓겨난다. 프티아의 왕자 아킬레우스가 파트로클로스를 동무로 지정, 둘은 함께 성장한다. 허약하고 초라한 파트로클로스와 여신인 어머니에게 태어나 모든 것이 완벽한 아킬레우스는 여신의 반대와 다른 사람들의 의아함도 뒤로하고 둘도 없는 친구이자 사랑하는 사이, 필라토스가 된다. 한가롭고 행복한 생활에 아킬레우스의 명예 때문에 모든 게 망가졌다. 아가멤돈의 무식함 때문에 신이 노여워했고 동식물은 물론 사람들도 죽어나갔다. 아킬레우스는 이 사태를 수습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사령관인 아가멤돈과 부딪히게 된다. 아가멤돈은 파트로클로스가 아끼는 브리세이스를 데려간다. 아킬레우스는 자신이 없으면 전쟁에서 질 것을 알고 있다. 아가멤돈이 자기 앞에 무릎을 꿇고 사정하지 않으면 전쟁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 마음이 여리고 약한 파트로클로스는 전쟁에서의 죽음의 목소리를 뒤로하지 못한다. 결국 자신이 아킬레우스인 척 나가서 병사들 사기만 돋우고 오겠다고 한다. 싸우지 않겠다 약속하고 나갔지만 결국 파트로클로스는 헥토르의 손에 죽고 만다. 헥토르가 죽으면 아킬레우스가 죽는다는 예언을 알고 있지만 사랑하는 친구이자 연인을 잃은 아킬레우스는 헥토르를 죽인다! 그놈의 자존심 때문에 파트로클로스를 잃은 아킬레우스. 그가 파트로클로스를 깊게 사랑하면서 자존심 때문에 연인을 죽음의 현장에 내보낸 아킬레우스가 이해는 안가지만 그 시대에 남자들에게 명예가 그렇게도 중요했나 보다. 아킬레우스는 파트로클로스 외의 목숨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아킬레우스보다 더 심한 그의 아들. 아버지가 죽고 나서 유골을 파트로클로스와 함께 묻어달라고 하였으나 천한 것과 함께 묻을 수 없다고 반대한다. 결국 파트로클로스의 영혼만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평생 파트로클로스를 미워했던 아킬레우스의 엄마와 그들의 추억에 대해 얘기한다. 평생 파트로클로스를 미워했지만 아킬레우스의 묘비에 파트로클로스의 이름을 적어주는 엄마. 둘은 이제 저승에서 만나서 그동안의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며 행복하게 살 것이다.
어둠 속에서 두 개의 그림자가 가망이 없는 묵직한 어스름을 뚫고 서로에게 다가간다. 그들의 손과 손이 만나자 빛이 홍수처럼 쏟아진다. 태양 밖으로 금 항아리 백 개가 퍼붓듯 쏟아진다.
아킬레우스와 파트로클로스의 우정과 사랑. 10대 초반부터 10여 년 넘게 이어진 그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보며 현대 사회에 이런 사랑이 아직 남아 있을까 하는 씁쓸한 생각을 했다. 아킬레우스의 여신 어머니 테티스가 언제라도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그의 곁을 지키는 파트로클로스. 파트로클로스가 아킬레우스가 없다면 브리세이스와 가정을 이루어 아이를 낳았을 거란 생각하는 부분에선 그동안의 정과 의리 때문에 다른 선택을 하지 못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아킬레우스가 전쟁에서 죽으면 일말의 망설임 없이 자신도 함께 간다고 하니 목숨보다 사랑하는 연인이었나 보다. 테티스는 평생을 파트로클로스가 죽길 바라며 살아왔고 자신의 아들 아킬레우스가 죽고 나서야 그들을 따로 떨어뜨려놓을 수 있게 되었는데 결국 아들이 원하는 대로 파트로클로스를 아들 곁으로 보내준다. 아들의 명성을 위해 최선을 다한 테티스. 아들 하나 잘 키워보겠다고 자신의 인생을 바쳐 노력하는 현대의 엄마와 다를 점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 신인 어머니가 그렇게 애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운명을 피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 아킬레우스. 명성 따윈 생각하지 않고 그 둘이 행복하게 살게 놔두었으면 최소한 목숨을 잃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